방광호 칼럼

병뚜껑

작성자
경률
작성일
2015-02-14 10:04
조회
528
아내와 7살, 5살 아들 둘과 함께 저녁 식사모임에 참석하였습니다. 30명 정도가 모여 식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큰아들과 작은 아들이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병뚜껑 때문이었습니다. 서로 병뚜껑을 많이 가지겠다고 싸우고 있었습니다. 큰아들은 한손 가득히 가지고 있었고 작은 아들은 두어 개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떤 누나가 큰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준학아 넌 왜 병뚜껑을 모으니?”라고 물었습니다. 큰아들은 “예 병뚜껑을 가지고 놀려고요”라고 답하였습니다. 이에 누나가 “지금 가진 병뚜껑으로 놀기에 충분할 것 같은데? 괜히 더 가지려고 하다가 지금 가진 병뚜껑으로 재밌게 놀지 못할 수도 있어”라고 말하였습니다. 큰아들은 그 누나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작은 아들과 서로 병뚜껑을 가지겠다고 싸우며 열심히 병뚜껑을 모았습니다.

큰 아들은 두 시간 남짓 동안 그렇게 열심히 병뚜껑을 모았습니다. 그렇지만 큰 아들은 그 모은 병뚜껑을 가지고 놀지 못하였습니다. 저녁 식사 모임 시간이 끝나자 아내는 아이들에게 병뚜껑을 식당에 두고 가라고 하였고, 아이들은 단 하나의 병뚜껑도 가져가지 못하고 그 음식점에 모두 놓고 나왔습니다.

나는 오늘 병뚜껑 모으기에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여러 감정들을 소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가만히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그 병뚜껑으로 어떻게 재미있게 놀아볼까? 병뚜껑으로 어떻게 놀아야 재미있는지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 상상을 해봅니다.